“미-중 양국이 무역 협상에 어느 때보다 가까워진 상태이다. 향후 추가 관세인상 없이 협상을 지속할 수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장이나 경제 상황에 따라 자산 축소 프로그램 전략을 바꿀 용의가 있다.” -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지난 연말부터 글로벌 경기둔화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요동쳤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1월 중순 이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정책들에 대해 위와 같이 언급하며 지난 한 해 침체에 빠진 글로벌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세계 주요 주가지수들도 이에 화답하듯 연초 이후 현재까지 반등세를 보였다. 2월 19일 기준으로 지난 연말대비 미국 S&P500은 10.9%,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0.5%, 한국 KOSPI는 8.1%가량 상승하며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였다. 이제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과연 이러한 흐름이 3월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집중돼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의 추가 감속 우려 해소, 통화긴축 부담 완화
주요 금융기관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선 2019년의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경기선행지수를 살펴보면 이미 지난 해 4월부터는 일본, 7월부터는 유로존, 9월부터는 미국마저 각각 기준선인 100p를 하회하며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지수 자체로는 지난 12월, 전월 대비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의지, 독일의 자동차 생산 정상화 및 가뭄해소 기대, 아직 견고한 미국의 고용 및 소비상황 등을 고려할 때 성장률에 대한 상승 잠재력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진행되어 온 글로벌 경제 성장률과 이에 따른 기업 실적전망치의 하향조정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 2분기에 경기가 단기 저점을 형성한 다음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부가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재정확대 정책을 발표하고 더불어 중앙은행을 통한 통화완화 정책도 병행하는 등 경기부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15일과 25일에 중국 인민은행은 춘절 연휴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총 100bp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였다.
한편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표상 점차 약해지면서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상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있다. 최근 모 증권사는 2023년까지의 중기 전망을 바탕으로 선진국 인플레이션률이 중앙은행 물가목표치인 2%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책금리 인상 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지난 1월 한국은행도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하여 2019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4%로 0.3%p 하향 조정하였다.
신흥국 자산시장 전망 긍정적
게다가 성장세 둔화로 촉발된 경제와 금융시장의 체력 저하는 최근 무역마찰과 통화긴축, 구조조정 등의 정책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3월 관세부과 유예 만기를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에 긍정적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양국은 2월 고위급 협상 이후 ‘주요 문제에 대한 원칙상의 합의’를 이룬 가운데 구체안에 대한 추가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미 연준의 입장 변화도 긍정적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연준의 통화정책이 미리 정해지지 않았으며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에 대해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양적완화로 풀린 시중 유동성 회수정책의 변화 등 필요시 기존의 정책 기조를 상당수준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해 투자수익률 훼손의 주요 원인이었던 달러강세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점 또한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해 11월 최대 97.6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추가적인 변수가 없는 한 2~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덧붙여 중국의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도 시장 친화적 정부정책이 추가로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미 1월 29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 및 가전제품 소비성장 및 내수시장 촉진 방안을 발표하였는데 현 시점에서 정부가 구조조정보다 경기부양 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점은 분명 증시에 유리한 요인이다.
다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지난해 과도한 주가조정 하에서 미-중 무역분쟁우려 완화,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 변화 가능성 시사,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 등 호재가 동시에 반영되며 주가의 반등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나타난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기존의 반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단기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으로 전환될 여지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연준의 완화적 정책기조가 재확인된만큼 미국 경제의 장기 성장세와 주식의 장기 상승에 대한 우려는 점차 약해질 것이다. 지난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조정되었던 미국 기업이익 성장률 전망 또한 2분기에는 반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달러강세 압력의 완화 및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률의 상향 조정은 신흥국 증시와 채권시장의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향후 투자전략은 우선 신흥국 주식과 국채에 대한 연내 비중확대 유지를 권유한다. 만약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기 반등의 반작용에 따른 조정이 나타날 경우 이를 분할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선진국 주식의 경우에도 최근 단기상승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분할매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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