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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이슈 금융상품분석사에 도전한 까닭

정확한 지식으로 새 세계 열고 싶어

권순창 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팀장 | 20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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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금융회사에 30년 이상 재직하고 퇴임한 선배와 함께 저녁을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선배는 퇴직금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각 금융기관 지인들의 소개를 받아 나름대로 유능하다는 FP와 PB에게 상담을 했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추천한 상품은 즉시연금과 펀드였다. 그리고 대부분 수익률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고 한다. 당연히 상담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01년 당시 AFPK와 CFP 인증제도를 사내에 도입하여 직원들의 자산관리 역량을 키우겠다고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애꿎은 화살은 나에게 날라왔다. “자네가 예전에 금융상품 역량과정 교육 모듈을 몇 번 만들어 봤고 또 보험사, 증권사에서 근무해봤고 현직에 있으니 내 은퇴설계 좀 해줘.” 사실 뭐 어려울까 생각하며 쉽게 “네, 제가 멋지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답은 했다.

은퇴설계 직접 부딪쳐 보니

목적과 자산운용 계획 그리고 운용기간과 세금을 반영한 기대수익률 등을 고려하여 상품군 유형을 배분하였다. 그러나 실제 해당 유형의 상품을 찾아내고 그에 따른 내용을 설명하는데 까지는 너무 어려웠다. 답변 당시에는 대략적으로 전체적 윤곽도 어렵지 않을 듯 머리에 떠올랐고 쉽게 할 것 같았는데… 왜일까? 그리고 알았다. 내가 메타인지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지심리학자들이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는데 설명할 수는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이다. 두 번째 지식만 진짜 지식이며 내가 쓸 수 있는 지식이다.” 중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첫 번째 지식은 왜 지식이 아닐까?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자주 경험해서 친숙하기 때문에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사실 우리는 실생활에서 자주 이런 경험을 한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에서부터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계획과 그 계획의 실행과정을 평가하는 것에 이르는 전반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의 사고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수행하거나 배우는 과정에서 어떠한 구체적 활동과 능력이 필요한지를 알고, 이에 기초해서 효과적인 전략을 선택하여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내가 자신 있게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안서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금융상품 서적의 한계

이런 이유로 처음에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금융상품 관련 서적을 몇 권 사서 읽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핑계로 진도는 부진하고, 또 읽다 보면 다 아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교만함이 나오고, 사실은 그 장을 건너뛰고 싶은 핑계일 것이다. 그러던 차에 금융상품분석사(AFIE) 안내를 봤고 내가 금융상품에서 무엇을 얼마나 알고 무엇이 부족한지 전반적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거금(?)을 투자하여 교재를 구입하고 교육을 이수하고 핑계요소를 없애기 위해 일찌감치 응시를 하였다. 한 달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한국FPSB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강좌를 듣고 그 주에 배운 과목은 그 주에 한번 읽었다. 그리고 오프라인 강좌가 끝나고 주말과 주일에 1회 정도를 더 보며 정리하였다. 사실 처음 목적 자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독을 하였고 부수적으로 합격이 목표였는데 다행히 성적이 나쁘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를 이동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업권을 바꾸어 이동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생명보험사에 입사하여 16년을 다녔다. 그리고 증권사로 이직하여 5년을 다녔다. 업권을 바꾸어 이동한다는 것은 언어와 문화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개념 하나 용어 하나가 모두 생소했다. 회의가 끝나면 인터넷으로 용어 검색하느라 진땀을 뺐다. 경력입사였기에 별도의 교육도 없던 터라 하나하나 정말 어려웠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보험사에만 근무했던 분들에 비해 금융상품분석사 내용 중 다행히 금융투자상품이나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시험이 끝나고 우연치 않게 갑작스럽게도 은행권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또 업권을 바꿔야 했다. 사실 고민도 되었다. 또 다른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그 고민은 오래 하지 않았다. 처음 증권업계에 올 때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왔지만 이번에는 최소한 주요 여수신 상품과 가격구조 정도는 알고 가니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은행권에서 좌충우돌하며 막 1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고객신뢰 끌어내는 비장의 열쇠

최근 지인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첫째는 “로버어드바이저와 비대면 채널이 확대된다는데 금융상담사(FP, PB)는 어떻게 될까?” 둘째는 “금융상품분석사(AFIE) 자격을 따면 뭐가 좋아?”라는 질문이다. 우선 첫 번째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로보어드바이저를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남다른 자식사랑을 고려하여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을까? 또는 평생을 고생한 친정엄마를 위해 쌈짓돈을 모아 남편 몰래 주고자 하는 중년이 된 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분명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를 통한 예측정보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이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치인 행복 또는 사랑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아마도 이런 작은 차이가 로보어드바이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장의 열쇠가 될 것이다.

두 번째 “금융상품분석사(AFIE) 자격을 따면 뭐가 좋을까?”라는 질문에는 당장의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재무설계사 자격증, 예를 들어 AFPK, CFP를 땄다고 바로 자산관리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게 아닌 듯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아는 것만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만큼 실천하게 된다. 금융상품분석사(AFIE)는 더 다양하고 폭 넓은 생각과 지식으로 고객과의 상담에서 신뢰를 이끌어내는 최고의 전략이 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러나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준비가 된 사람뿐이다. 나에게 금융상품분석사(AFIE)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선사해주었다.

금융상담사는 뛰어난 메타인지능력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인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돌아봐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알은 스스로 깨면 생명이 되지만 남이 깨면 요리감이 된다고 했다. 금융상품분석사(AFIE)를 준비하며 나는 나의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듯한 기분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 로보어드바이저 등 새로운 세상이 금융인 앞에 놓여있다. 기존의 알을 깨고 새로운 기회를 잡는 힘, 금융상품분석사(AFIE)와 함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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